영화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이 빵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후 자신의 삶을 회개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는 코제트를 구출하고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의와 사랑을 추구하며 이 과정에서 자베르 경감과 끊임없는 대립을 겪게된다. 결국 장발장은 코제트의 행복을 지켜주며 자신은 평온하게 삶을 마감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캐스팅에 얽힌 이야기와 실시간 라이브 녹음, 촬영 장소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 <레미제라블>의 캐스팅 과정에는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있다. 이 영화는 원작 기반의 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이었기 때문에 캐스팅이 매우 중요한 요소였고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야 했다.
- 휴 잭맨 (장발장 역)
휴 잭맨은 장발장 역에 캐스팅되기 위해 엄청난 체중 감량과 목소리 훈련을 했다. 장발장이 감옥에 있을 때의 몰락한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그는 10kg 이상을 감량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휴 잭맨은 이 역을 맡기 전에 이미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경험으로 노래 실력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지만 영화에서 실시간으로 녹음되는 노래 장면 때문에 더욱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 러셀 크로우 (자베르 역)
러셀 크로우는 자베르 역에 캐스팅된 후 자신의 노래 실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락 밴드 경험이 있었지만 자베르의 클래식하고 강렬한 노래 스타일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크로우는 촬영 중에 매일 성악 레슨을 받으며 자베르의 캐릭터를 노래로도 완벽히 소화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들은 그의 노래 실력에 대해 논란을 제기했으며, 팬들 사이에서도 자베르의 노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의견이 있기도 했다.)
- 앤 해서웨이 (판틴 역)
앤 해서웨이는 판틴 역을 맡기 위해 극단적인 변신을 감행한 인물이다. 특히 "I Dreamed a Dream" 장면을 위해 머리를 실제로 자르고 체중도 상당히 감량하는 노력을 보였다. 그녀는 이 장면에서 최대한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으며 이 연기는 훗날 그녀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주었다. 앤 해서웨이는 이 배역을 위해 어머니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브로드웨이 투어에서 판틴 역을 맡았던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 아만다 사이프리드 (코제트 역)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영화 이전에도 가창력을 인정받았지만 코제트 역을 위해 고음과 폭넓은 감정 표현을 요구받았다. 그녀는 영화에서 실시간으로 노래를 부르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이를 통해 캐릭터의 순수함과 감정을 더 잘 표현했다고 말한 바 있다.
- 에디 레드메인 (마리우스 역)
에디 레드메인은 마리우스 역에 캐스팅되기 전부터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이 역할을 꿈꿔왔다고 한다. 레드메인은 "Empty Chairs at Empty Tables" 장면을 부를 때 감정적으로 몰입하며 혁명 후의 상실감을 진심으로 느끼려 했고 이 장면은 많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 사만다 바크스 (에포닌 역)
사만다 바크스는 에포닌 역으로 이미 뮤지컬 무대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영화에서도 그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바크스는 런던에서 공연된 <레미제라블> 뮤지컬에서도 에포닌 역을 맡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팬들과 평론가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았습니다. 영화에서 "On My Own"을 부르는 장면은 그녀의 감정과 연기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이로 인해 그녀는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스타로 자리 잡게 된다.
실시간 라이브 노래 녹음
영화 <레미제라블>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혁신적인 점 중 하나는 배우들이 실시간으로 노래를 부르며 연기를 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에서 노래를 미리 녹음하고 립싱크를 하며 연기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과감하고 혁신적인 것이었다. 톰 후퍼 감독 본인에게도 도전이었을 이 방식은 결과적으로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하기 충분했고 이는 배우 스스로뿐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영화에 대한 몰입을 한껏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휴 잭맨은 “보통 노래를 부를 때는 안정된 호흡과 자세가 필요한데 영화 장면에 몰입하다 보면 감정에 따라 숨이 차거나 울음이 나올 수 있어 노래의 음정과 호흡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노래를 부르면서 연기할 때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앤 해서웨이는 “‘I Dreamed a Dream’ 의 장면을 단 한 번의 테이크로 찍었는데 눈물을 참지 않고 모든 감정을 쏟아부으며 연기를 했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고조된 감정은 고스란히 노래에 전달되어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었다. 러셀 크로우 역시 한 인터뷰에서 이 방식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야기했는데 노래를 하면서 캐릭터의 감정과 권위 있는 경찰관의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하며 이는 그가 자베르의 노래에 완전히 몰입하는 데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고 이야기했다.
촬영 장소와 세팅 비하인드 스토리
이 영화는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그 시대의 분위기와 역사적 정확성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로케이션과 세트 디자인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장면은 영국에서 촬영되었으며 실제 장소와 세트를 결합해 리얼리즘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중에서도 파리 혁명 장면을 위한 거리 세트는 세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촬영지 중 하나다. 대부분의 혁명 장면은 영국의 Pinewood Studios에서 대형 세트를 만들어 촬영됐으며 제작팀은 19세기 프랑스의 파리 거리를 충실히 재현하려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특히 혁명가들이 바리케이드를 쌓고 싸우는 좁은 골목길과 거리는 실제로 흙먼지와 잔해를 뿌리는가 하면, 19세기 파리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실제로 당시 사용되던 건축양식과 거리 분위기를 반영해 배우들이 더욱 자연스럽게 19세기 프랑스 혁명 분위에게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또한 장발장이 마리우스를 데리고 파리 하수도를 통과하는 장면은 실제 하수도에서 촬영된 것이 아닌 세트장에서 구현된 것이라고 한다. 세트장에 진흙과 물을 채워 실제처럼 만들어 배우들이 그 안에서 진짜로 발을 헛디디고 넘어질 수 있게 연출해 리얼리티를 높였다. 휴 잭맨은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이 장면에서 실제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는데, 물 속에서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해야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매우 소모적인 경험이었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